힘들어
내 곁에 기댄 강아지풀
너는
스산한 강바람에 흔들려도 좋고
가끔 오는 먹구름에 몸을 비벼대도 좋은데
버림받는 하찮은 꼬리 풀은 되진 말어라
아, 지나가는 그 누군가
애닯게 날 꺾어
콧날에 갖다 대어도
이 부드러운 살결은 잃지 않을텐데
이 곳, 먼 들길엔 다가오는 이 없어
지워진 발자국 마저 그리워
자줏빛 털이 사그러들만큼
흙먼지 일렁여도,
혹여
잎 마르고 줄기 야위어
씨가 떨어져도
애꿎은 이삭은 붙어 있도록
슬프지만 노엽지는 않게
섧지만, 눈물은 꽃대에만 맺히길
이 땅 위에 흐르는 빗소리
고개 숙이고 마저 듣고 싶어
그리움 씻길 때까지